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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일은 절반만 갚는다? Bafög vs 한국 학자금대출, 교육의 기회는 누구의 몫인가

by 티스토리플라자 2025. 4. 9.

 

Bafög vs 한국 학자금대출, 대학생이 빚을 지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있다면?


1. 대학생의 ‘빚’이 일상이 된 시대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 없이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국에서는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자금대출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다. 졸업하기도 전에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이상의 부채를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독일의 'Bafög(바푀크)' 제도는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만든다.

 

2. 두 제도의 개념 비교

Bafög은 독일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학자금 지원 제도로, 생활비와 등록금 일부를 지원하며 일정 조건하에 그 절반 정도만 상환하면 되는 구조다. '절반은 국가가 부담한다'는 원칙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대출' 중심의 제도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고, 졸업 후 일정 소득이 발생하면 이를 상환해 나가는 방식이다. 생활비 대출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등록금 부담이 핵심이다.

3. 제도의 도입 배경과 철학

Bafög는 1971년 도입되었다. 당시 독일 사회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저소득층 학생도 경제적 부담 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제도 설계에 반영되었다. 이는 단순한 장학금이나 대출이 아니라,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국가가 함께 책임진다"는 가치에서 출발한 것이다.

 

반면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1990년대 후반 IMF 이후 고등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확대되었다. 등록금은 해마다 상승했고, 대출은 대학 진학을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교육비 부담은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었고, ‘학자금대출’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안전장치보다는 ‘빚을 지고 시작하는 청춘’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4. 수혜 조건 비교

1) 지원 기간의 제한은?

 

Bafög는 무한정 지급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학사과정 기준 최대 지원 기간은 해당 전공의 '표준 학업 기간(Regelstudienzeit)'까지이며, 이 기간은 보통 6학기(3년)에서 8학기(4년) 정도다.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예: 질병, 가족 간병, 자녀 양육 등)가 입증될 경우 연장이 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심사된다.

 

한국의 학자금대출 역시 제한이 있으며, 보통 재학 중 최대 8학기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일부 전문대 과정은 4학기, 6학기 등으로 제한되며, 졸업 유예나 휴학 기간은 대출 횟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수 학기 초과 시에는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 이 또한 교육부 정책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되므로 신청 시기에 따라 확인이 필요하다.

2) 신청 절차와 서류 예시

Bafög 신청 절차는 독일 교육청(BAföG-Amt)을 통해 온라인 또는 서면으로 이루어진다. 학생은 부모 소득 증명서, 본인 거주 증명서, 대학 재학 증명서, 성적표 등을 제출해야 하며, 신청 후 몇 주에서 수개월 내에 심사 결과를 통지받는다. 신청서류는 매 학년도 갱신이 필요하며, 소득이나 가족상황이 바뀌면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한국 학자금대출 신청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대출 승인 전에는 소득분위 산정(가구원 정보, 건강보험료 등), 재학 증명, 성적 증명 등의 절차를 거친다. 보통 학기 시작 1~2개월 전에 신청이 열리고, 대출 실행은 본인 확인 절차(공동인증서, 계좌 정보 등)를 통해 최종 마무리된다. 생활비 대출의 경우 추가 신청이 필요하며, 상환방식도 본인이 직접 선택하게 된다.

 

Bafög는 부모의 소득과 자산, 학생의 연령(보통 만 30세 이하), 성적과 학업 진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된다. 부모의 연간 총소득이 일정 기준(예: 약 20,000~30,000유로) 이하일 경우 대부분 지원 가능하며, 자녀 수나 가족 상황에 따라 기준은 달라진다. 학생 본인이 독립적 생계 유지가 어렵거나, 학업 성실도를 입증할 수 있는 경우 수혜 확률이 높다. 또한 학사 과정 중 최소한의 정해진 이수 학점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수혜가 중단되거나 환수될 수 있다.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소득분위 1~8분위가 대상이며, 학점이 일정 기준(예: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 성적 1.88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9분위 이상은 일반 상환 대출만 가능하며, 이 또한 성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학사경고를 받은 경우나 연체이력이 있을 경우 신청이 제한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생활비 대출도 함께 신청할 수 있다. 대출 승인 후에도 학교 재학 상태와 학적 상태에 따라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

 

5. 한국 유학생이 Bafög를 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하나는, 한국 유학생이 독일에 유학을 가면 독일인처럼 Bafög를 신청할 수 있는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인 한국 국적 유학생은 Bafög의 지원 대상이 아니다. 이 제도는 원칙적으로 독일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을 가진 장기 체류자에게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예외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 부모 중 한 명이 독일 국적이거나, 학생이 EU 국적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면 신청이 가능하다. 또 부모가 독일에서 오랜 기간 합법적으로 일하며 세금을 납부한 경우, 혹은 학생 본인이 독일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 개별 심사 후 일부 수혜가 가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국적의 순수 유학생이 독일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Bafög를 통해 지원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DAAD 장학금이나 대학 자체 장학금, 생활비 보조 제도 등을 알아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다.

 

Bafög는 대부분 무이자로 제공되며, 졸업 후 일정 소득 이상일 경우에만 상환이 시작된다. 상환해야 할 금액은 전체 지원금의 절반 수준이며, 상환 금액은 최대 10,000유로(약 1,400만 원)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상환액이 경감되거나 면제되기도 한다.

반면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해야 하며, 아무리 성실히 졸업해도 ‘빚’이라는 이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부 소득 수준 이하의 청년은 무이자 또는 이자유예 혜택이 있지만, 이는 전체 대상 중 극히 일부다. 결국 졸업과 동시에 상환 압박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6. 문제점과 한계

Bafög의 가장 큰 문제는 제도 자체보다 ‘지원 범위와 금액의 정체’다. 물가 상승과 생활비 증가에 비해 Bafög의 지원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고, 중산층 일부는 ‘소득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아’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청년 부채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이 크다. 학자금대출로 시작된 부채는 주거 대출, 생활 대출로 이어지고, 이는 청년의 결혼과 출산, 자립 시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빚을 진 채 사회에 나온 청년 세대는 소비를 줄이고 삶의 기회를 제약받는 구조에 갇히게 된다.

 

Q. Bafög와 한국 학자금대출 모두 휴학생도 받을 수 있나요?
A. Bafög는 일반적으로 재학 중 학생만 수혜 가능하며, 휴학 기간에는 중단됩니다. 한국 학자금대출도 휴학 중에는 대출 신청 및 실행이 제한됩니다.

 

Q. 두 제도 모두 복수 전공이나 전과 시에도 계속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학업 계획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거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학업 지속 가능성과 성적 요건 유지가 관건입니다.

 

Q.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나요?
A. Bafög는 성적이 우수하거나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일부 또는 전액 탕감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한국 학자금대출은 원칙적으로 전액 상환해야 하며, 사회취약계층에 한해 조건부 면제 혹은 유예가 가능합니다.

 

Q. Bafög는 모든 독일 유학생이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일반적인 한국 유학생은 대상이 아니며, 장기 체류자, 이중 국적자, 또는 특별 사유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Q.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언제부터 상환이 시작되나요?
A. 소득에 따라 상환 개시 시점이 달라지며, 일정 소득 이상이 되면 원리금 상환이 자동 개시됩니다.

 

Q. Bafög는 무상인가요?
A. 절반은 무상, 절반은 졸업 후 일정 소득 발생 시 상환해야 하며, 최대 10,000유로까지만 상환합니다.

 

Q. 학자금대출은 몇 학기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일반적으로 8학기까지이며, 초과 이수나 졸업 유예 시 제한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교육의 기회, 누구의 책임인가?

독일의 Bafög은 완벽하지 않다. 보완할 점도 많고, 제도 안에서도 소외되는 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제도 설계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모든 청년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가치 말이다.

한국의 학자금대출은 제도적으로는 정비되어 있지만, ‘교육을 위한 빚’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지 두 제도의 장단점을 나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다시 한번 질문해보자는 데 있다.

 

대학 교육의 기회는 누구의 책임이어야 할까?

청년의 빚이 당연한 사회, 그 당연함을 바꾸는 것은 제도보다 먼저, 사회적 공감과 관심일지도 모른다.